2012. 12. 6. 01:10ㆍBook Report
이것은 질문입니까? /존 판던 /랜덤하우스코리아
그 사람이 읽고 있는 책이 무엇인가? 로는 그사람을 정확하게 알고 정의할 수 는 없지만, 그 사람의 이미지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이동할 때에 읽는 책은 다른사람의 시선도 의식하고 신경쓰게 되고, 다른 사람이 읽고 있는 책은 무엇인지 괜히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런 이상한 심리의 일환으로 동생의 책장을 가끔 들여다보게 되곤 하는데, 이번에 동생의 책장에서 발견한 책이 바로 '이것은 질문입니까?' 였다.
목록의 카테고리들은 한눈에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질문들이었다.
'나는 영리한가?'
'컴퓨터도 양심을 가질 수 있는가?'
'캘리포니아에 가본 적이 없는데 그것이 실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등등...
옥스퍼드와 캠브릿지의 면접질문이기도 하다는 이 질문들은 충분히 흥미로웠다.
이 질문들이 재밌는 이유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정답은 없지만, 대답 여하에 따라 좋은대답과 그렇지 않은 대답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는 것이다.
단순히 예/아니오로 대답할 수 없고, 명확한 정답이 없다는 것이 사람을 사고하게 만든다.
단, 이 책을 그저 읽어보기만 하려는 사람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다. 물론 똑똑한 저자가 대답해놓은 대답들이 대부분 좋은 대답들이라고 생각되긴 하지만, 이 책은 저자가 내놓은 대답을 읽기 위한 책은 아니다.
독자가 질문에 대한 나름의 대답을 내놓고, 저자의 대답을 보면서 내 의견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열린 토론 형식의 독서를 추천한다.
이 책은 질문의 정답들을 제시해주는 책이 아니라, 질문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을 유도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대답을 읽어도 그 대답이 정답은 아니다. 결국 이 호기심을 유발하는 질문들의 정답이 궁금해서 책을 읽었다면, 결과는 씁쓸함과 개운치 못함만 남을 것이다.
끝내 질문들에 대해서 나만의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그런 책의 의도를 명확히 알고 읽는다면 이책은 매우 유익하다.
이 책의 60개의 질문들은 내게 지식을 선사하진 않지만, 지혜를 짜내는 연습이 되기 때문이다.
철학은 어렵고 싫지만, '화성인에게 인류를 어떻게 설명할까?'는 궁금하고, 재미있다.
그런데, '화성인에게 인류를 어떻게 설명할까?'를 고민해보는것이 곧 철학이다.
3*6=? 하고 물어오면 1초내에 18이오 라고 대답하지 못하면 이상한 사람처럼 취급되는 사회에서,
3*6=? 이라는 질문에 고민하고 엉뚱한 정답을 내놓는 방식을 접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혁신을 외치면서 주입식 교육을 하는 모순된 사회에 대한 일탈이 될 것이다.
리뷰★★★☆☆
추천★★★★☆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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